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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포

영화 멘 - 과연 새로움일까?

A24 영화사. 자막에 떠오른 숫자를 접한 순간, 영화를 봐두어야 할 이유가 충족됐다. 
 
'또 어떤 식으로 신경을 긁으시려나?'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아니, 조금은 능가했다. 장르를 집합하고자 했을까?
이 기이한 영화는 그 자체로 우리네 현실을 반영한다. 눈만 뜨면 21세기라곤 기대되지 않는 상황들이 한 묶음씩 안기는 세상이니까.
 

 
내게 있어 영화는 두 부류로 나뉘곤 한다. 인정받을 수 있는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
 
전자는 또 다시 둘로 나뉘는데, 재차 보고 싶은 영화와 그렇지 않고 오로지 한 번으로만 족한 영화다.
 
이 영화 멘은 딱 한 번으로 족할 영화가 되겠다. 인정, 노 인정과는 별개로 심미안이  거부감을 갖는 영화.
 
그 첫 번째 대표는 곡성이었고......
 

 
제대로 쓰자 하면 몇 개의 과정이 필요할 테지만 이번에도 싹 생략한 채 우둔함만을 얹겠다. 이 말은 곧 이 리뷰를 통해 누군가가 건질 수 있으리라 예상되는 건 하나의 좁은 소견에 지나지 않을 것임을 말해둔다. 
 
(그러면 주연배우, 여기저기서 낯은 익었지만 개인적으로 호감이 가진 않는다. 이목구비는 샐리 호킨스와 흡사하나, 배우로서의 인상은 유연하기보단 경직되어 보인다.)
 
만약 다른 여배우가 나왔더라면 영화의 질감이 바뀌었을지 모른다. 예를 들자면,, 잠시 고민해 보았으나 마땅히 떠오르진 않는다. 삼십 년 전의 니콜 키드만?
 
 
이런 감상이 가능할까. 아마도 감독은 사랑의 고백을 하고 싶었나 보다고. 기괴함을 빌려 온 우주가 떠들썩할 프로포즈를 터뜨리는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남편, 부랑자, 성직자, 자라지 못한 자, 경찰 등 저마다 직업도 인물도 다르지만 모두 '남자'라는 하나의 틀 안에 담을 수 있다. 그들은 하나 같이 부도덕하고 경솔하기 이를 데 없으며, 여자를 대하는 방법에 있어 공포심과 경멸감만을 불러 일으킨다.
 
남자들이 내뱉는 말들, 취하는 행동들은 여자의 마음을 닫게 만들고 다가가려 하면 할수록 달아나게만 만들지만, 차츰 상황은 역전되어 피를 흘리고 고통받는 건 그들 쪽이 된다. 
 
여자는 의도치 않게 그들을 유혹하고 상처를 입힌 뒤 죄책감에 몸부림친다......
 
이런 과정을 지나 궁극의 사랑을 지향한다고 해도 무리는 없을 듯하나, 몇몇 마음에 지워지지 않는 장면들. 그 중에서도 출산 장면이 머리를 긁적이게 만든다. 
 
남자들의 출산이라는 뜻밖의 상황 앞에 해석의 필요성이 놓이는 것이다. 즉 남자들의 출산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 대신 불필요한 관념과 어리광이라는 뜻인지. 아무튼 그네들의 출산은 상처의 벌어짐이며, 동시에 고통으로 점철된 변이의 과정으로 읽힌다.
 
 
이 영화, 독창성을 우선시하는 A24의 고집을 잇고 있음에도 석연찮음은 남는다. 썼다가 비공개로 돌렸다가 다시 공개하는 이유이다. 어쩌면 깊이 고민하기 보다 잠시의 소비로 그치는 게 나을 듯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