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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포

주온 저주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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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온 저주의 집은 현재 넷플릭스 시리즈에 올라 있는 일본 시리즈 물 가운데 가장 특출나다 할 것이다(내 감상에 따르면). 약간의 호기심과 추리력만 발동한다면 이야기를 즐길 준비는 마쳐진 거다. 

 

이 시리즈 물은 6개의 에피소드에서 멈춰 있은 지가 오래지만, 언제 후편이 나올 거라는 예측도 나는 할 수 없는 채로 아쉬움을 씹으며 리뷰를 쓴다.

 

내가 이 시리즈에 주목하게 된 것은 특히 시청 10분 이내였는데, 주인공 오다지마와 여주인공 하루카의 만남이 심령 방송이라는 독특한 형태 안에서 이미 앞으로의 광대한 전개를 향한 몸풀기를 수월하게 마친 까닭이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주온 공포물을 유치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나로서는, 이 주온 저주의 집을 통해 비로소 보는 눈을 가다듬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다.  오컬트와 범죄의 결합이라는 발상이 그러했고, 인물 개개인이 가진 성격과 내력 또한 설득력과 균형이 갖춰져 있었다. 첫 10분의 효과에 따른 이후 전개의 매끄럽고도 스피디한 흐름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대체 오다지마의 누나와 악령의 베일이 언제 어떻게 벗겨질는지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단순히 공포 드라마를 본다는 제약에서 벗어나 함께 추리하고 창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공포물이다. 아마도 현재까지 각인되기로는 기요미의 에피소드가 가장 뚜렷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야기의 말미에는 차츰 오다지마와 하루카에게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 흥미를 더하고 있다. 

 

기요미를 해방시킬 열쇠는 오다지마가 쥐고 있을까? 그리고 그런 오다지마를 보조하는 하루카의 결단력과 강단 있는 행동이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다. 

 

유치하다는 의견도 있는 듯하지만, 우리가 공포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감동'이란 어차피 한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포물은 감동이 아니라 '해소'가 앞서야 하는 장르이니까. 공포감을 극대화시키는 테크닉이 공감대나 감동에 앞서야 함을 감안한다면 이 안에서도 깊이감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은 악령도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사람의 일' 아닌가. 

 

감금과 출산이라는 가장 건드리기 꺼려지는 사건을 추출해 낸 점도 모험이면 모험일 것이다. 함께 어떤 방향으로 치달을지 동참해 보면 종국엔 얻어지는 게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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