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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키 i'll meet you at midnight

더러 육칠팔십 년대 팝에 꽂히곤 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중독성이 깊고 길게 가는 듯하다.

스모키를 훌륭하다 생각한 적은 없었던 듯한데.

그러니까 스모키를 선택하기에는 보다 육중하고 색채가 짙은 타 가수들이 장벽을 드리웠던 것 같다.

예를 들면 킴 크림슨, 핑크플로드(시대가 맞나?)...

들을수록 돋보이는 건 통속성. 도무지 거부 못 할, 한마디로 요약하기도 힘든 통속성이다. 시대를 관통하여 유유히 떠다니며 오만한 비장미의 꿀을 키운다. 그리 달기만 하지 않은, 독처럼 자극적인 꿀이다.


<자작>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열차는 눈 속을 뚫고 달려오고 있어요.
언제쯤 도착할까?
나는 아주 하얘질 거예요.
새벽에도 밤에도 하얗기만.
멀리서 보면 그것은 살아 있는 듯 보이겠죠.
이국의 시계는 얼어붙었는데
그래도 누군가는 눈이 깊어지고요,
듣기 좋은 목소리로 노랠 불러요.
내 귀엔 닿지 않을 노래,
...사람인가요?
이유를 알고 있나요?
너무 멀어서
기차는 머뭇거려요
시간이 다했으면 좋겠네요
나는 하얄 거예요
내 숨은 눈이 되었죠
멀리 유리창 위에
...인사말이 쓰여 있어요
얼어붙은 글씨로
어젯밤 난 너무 행복했죠
오늘 난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잃어요
그리고 여긴
이리도 멀게만
모르는 이의 손을 잡기 위해
숨을 멈춰요

7. 28. am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