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더 스킨- 미친 영화, 미친 스칼렛 요한슨
스칼렛 요한슨을 처음 본 게 그 화가가 나오는 영화, 제목이...였다. 요한슨은 처음부터 성숙해 있었고, 완성돼 있었다.
그리고는 그 불륜 영화를 보았고, 역시 미모는 유지되었다 고 생각했다.
그후 시간이 흘러 어느덧 그녀는 마블 영화에 속한 최상위 여배우쯤으로 각인된 게 사실이었다.
미모, 연기력 어느 하나 빠질 게 없지만 지나치게 대중화되었달까?
이제 더는 보여줄 뭔가가 남아 있지 않으리라 했는데.
언더 더 스킨.
이 영화 속에서는 기존의 스칼렛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역시 아무 정보도 없이 영화를 보았기에, 처음엔 무슨 내용인지도 헤아리기가 어려웠다.
요약하자면 외계인, 유혹, 납치, 그리고 일련의 감정 변화들, 파국. 이런 식이었는데
결국엔 타 채널 통해 영화 정보를 습득한 후 고개를 끄덕이게끔 되었다.
형식 파괴, 미친 실험.
게다가 1인극에 가까운 영화라는 게 더할 나위 없이 날 사로잡았다.
차 안에서 남자들과 썸을 거는 대사들도 고전적인가 하면 나름의 의미를 담고 있어 흥미로웠다.
군더더기가 없고, 시끄럽지 않고, 의미심장하며 독특하고 빼어나다.
확실히 감독은 음악계에 몸담았던 전력이 있었다. 블러, 래디오헤드 등의 뮤비를 찍었다고 한다.
뮤직 비디오 감독이 영화를 찍은 경우, 트레인스파팅. 아마 맞을 것이다.
확실히 뮤비 감독들은 장면 하나하나를 최고로 만드는 재주가 탁월하다.
이 영화 속에서도 음악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새롭게 테마를 안고 등장하여 복선의 역할을 한다.
그런가 하면 음악을 통해 로라는 지구인에 동화되는 과정을 겪는다.
손가락을 까딱까딱하는 그 장면. 별 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두고두고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 주었다.
등장하는 남자들도 모두 근사한 목소리, 호감을 주는 인상.
주의할 점은, 상당히 중독성이 강한 영화라는 점이다.
이야기를 따라가지 않고 표현을 따라가야 하므로 처음엔 어리둥절하였으나, 조금 익숙해지고 나니 보통의 영화들을 참아내기 힘든 정도에 이르렀다.
상상의 더듬이를 세워라.
모든 영화가 언더 더 스킨일 필요는 없겠으나, 언더 더 스킨을 영화계의 작은 출발점으로 삼아 이정표를 세울 수는 있겠다.
역시 A24 제작사의 작품이다. 다는 좋다고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이 영화 만큼은 최고 수준이라 말하고 싶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 언더 더 스킨.
한 줄 요약: 왜 그렇게 고독한가요? 이 지구 행성은.